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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건설신문] 건설기업의 확장성 확보, 닫힌 ‘성장 루트’ 열어야

작성자 RICON 날짜 2023-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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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건설기업의 확장성 확보, 닫힌 ‘성장 루트’ 열어야

 

* 보   도 : 매일건설신문, 2023년 7월 5일(수)

* 작성자 : 조재용 책임연구원

 

| 산업의 단절구조로 기업 위치 고정되고 분쟁도 발생


산업은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니며 그 속에서 수많은 기업들이 새롭게 탄생하고 성장하거나, 축소해가는 과정을 통해 발전한다. 이 과정에서 경쟁력이 뛰어난 기업은 더욱 커다란 사업을 담당하고, 많은 책임을 지는 대규모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 뛰어나고 우수한 기업이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것은 산업 전체의 제도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건설업 허가를 둘러싸고, 이해당사자들의 많은 이견이 오가는 가운데 우리 건설업 허가제도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 일본의 건설업 허가 제도와 건설업체 사례를 살펴보자. 일본에서는 1949년 건설업법을 통해 건설업 허가 제도가 구축된 이후 그 구조를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젊은 한 사람의 기능공이 건설업에 처음 진입한 경우 십장, 반장들 아래에서 일을 배우는 것으로 시작할 것이다. 수년간의 경험을 통해 자기 단독으로 작업을 수주할 역량이 갖추어졌다면, 독립하여 1인 기업을 창업하게 된다. 일본 건설업에서는 전문건설업의 등록 기준이 500만 엔의 자본금과 6년의 경력으로 낮은 조건을 요구하므로, 1인 기업도 등록할 수 있다.

일본의 건설업 허가는 지역 범위(도도부현 허가/국토교통성 허가), 업종 구분(‘일식’, ‘미장’, ‘도장’ 등 29종), 하도급 여부(일반/특정)의 3가지 레이어로 구성되어 있다. 1인 기업은 보통 자신이 위치하는 지역에서 하나의 업종을 수주하게 되며, 당연히 별도의 하도급을 내릴 것 없이 직접 공사를 수행하는 구조가 일반적일 것이다. 따라서 지역범위(도도부현 허가), 업종(예를 들어 도장), 하도급(일반)으로 이루어진 허가를 취득한다. 이후 사업이 커지면서 다양한 선택지가 나타날 수 있는데 업종을 추가한다거나, 지역범위를 늘리거나(국토교통성 허가), 일부 공사를 하도급을 내릴 수 있는 허가(특정)로 바꿔나가게 된다. 특히 이 가운데 업종 구분에서 프로젝트 종합관리 허가에 해당하는 건축일식, 토목일식을 추가하면 일반적으로 종합공사업체라고 불리게 된다.

이러한 일본의 허가제도 아래에서 몇몇 건설업체의 성장 사례를 살펴보자. 첫 번째로 후쿠오카 현에서 타일공사업과 방수공사업으로 창업한 A사는 사업이 성장하면서 1985년 일식공사허가(프로젝트 종합관리허가, 시공허가가 아님)를 취득하고, 현재는 16개 허가를 보유한 연간 매출액 10억 엔 대를 기록하는 지역 중형 건설업체가 되었다. 두 번째로 아이치 현에서 대형 종합공사업체로부터 목공사를 수주하던 B씨는 1950년에 목공사업 전문공사허가만을 가지고 창업하였으며, 1968년에는 일식공사를 취득하여 종합공사업체가 되었다. 이후 사업이 확대되어 1975년에는 하도급을 내릴 수 있는 특정허가를 취득하였으며, 현재에는 토목일식, 건축일식, 목공 허가 등을 보유한 연매출 20억 엔을 기록하는 지역 중형 건설업체가 되었다. 세 번째로 1966년 카나가와현에서 개인으로 해체공사업을 창업한 C씨는 1969년 홋카이도, 1970년 치바현, 1973년 토치기현 등 다른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국토교통성 허가를 취득하였다. 이후 사업이 확장되어 감에 따라 1998년에 종합관리를 할 수 있는 일식허가를 취득하였다. 현재에는 토목일식, 비계토공, 관, 도장, 해체공사 허가를 가진 매출 200억 엔의 대형 해체공사 업체로 성장하였다.

앞선 사례들에서 주목할 점은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십장, 반장들 또는 전문건설업체들이 사업이 확장되어감에 따라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개인 기능자 또는 기술자들이 언제까지나 현장작업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중소건설업체로 성장하고, 지역 중소 건설업체가 전국 중소건설업체 또는 지역 대형건설업체로, 최종적으로는 전국 대형건설업체로 진화하는 것이다.

우리 건설 산업은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많은 문제가 산업 구조와 연관되어 있다. 우리 건설 산업은 기능자가 전문건설업체로 성장하는 것이 쉽지 않고, 전문건설업체는 종합건설업체로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많은 종합건설업체들이 건설업계에서 자생되어 성장한 형태가 아니라 기업집단에서 만들어진 형태이기 때문에 태생부터 종합건설업체인 상황이다. 성장 루트가 닫혀있으니 기업들은 자신이 속한 위치가 고정되고, 이를 두고 분쟁이 발생하게 된다. 건설 산업 전체를 위해서는 성장 루트를 만들어줌으로써 기업에게 단절적인 구조가 아닌 연결성과 확장성이 확보된 산업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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