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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건설신문]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한 건설업의 자세

작성자 RICON 날짜 2023-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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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한 건설업의 자세

 

* 보   도 : 매일건설신문, 2023년 4월 3일(월)

* 작성자 : 조재용 책임연구원

 

| 스타트업과 동등한 눈높이에서 명확한 문제해결 의지 가져야

4차 산업혁명이라는 센세이셔널 한 키워드가 등장한 이래 AI, 드론, 로봇 3D프린트 등 화려한 IoT 기술들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우리 건설 산업은 여전히 3D 산업, 로우 테크 산업이라는 불명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힘들지만 단순하게 반복하는 작업이 새벽부터 밤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세련되지 못한 재래식 공법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그 결과 젊은 층의 건설업 유입은 매우 부족하며, 기능노동자의 대다수는 외국인 근로자에 의존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건설 기업들도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슈가 되는 기술 분야는 너무나 많으며, 내부적으로 다양한 연구개발 직원을 확보할 수도 없고, 확보한다고 해도 대외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긴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이란 기업의 혁신을 위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한편,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개념은 미국 버클리 대학의 헨리 체스브로 교수가 2003년에 처음 제시했다.

 

일본에서 종합건설업체와 스타트업 기업의 협업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시미즈 건설은 2020년 7월 16일, 국내외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100억 엔의 출자를 발표하였다. 니시마츠 건설은 2019년 11월 스타트업 기업에 5년간 총 30억 엔의 투자를 발표하였다. 안도하자마 건설은 2019년 타케나카공무점과 마찬가지로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실시하였다.

 

일본 건설업 오픈 이노베이션의 성과를 살펴보면 타케나카공무점은 2017년에 장기AI로 유명한 기업을 통해 건축물 구조설계업무를 지원하는 AI를 개발하였다. AI를 통해 설계업무에 적지 않게 존재하는 단순작업을 고속화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시간을 고객과의 대화 또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조적인 일, 설계자의 워크 라이프 밸런스 향상으로 사용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타이세이 건설은 일본의 반도체 제조사를 통해 귀찮은 배선이나 전원 없이, 간단하게 누수를 검지할 수 있는 누수검지 센서를 개발하였으며, 2019년에 제품화되었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가속화하기 위해 일본 5대 건설사들은 첨단 기술을 가진 기업을 다른 회사나 다른 업계보다 앞서 발굴하기 위해 미국 실리콘 밸리에도 사원을 상주시키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건설 기술을 다루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벤처 캐피탈도 등장하고 있으며, 일본 건설사들은 이를 활용하여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진행하는 과정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종합건설업체들은 하도급 기업에게 일을 할당하고 이를 관리하는 방식에 익숙하기 때문에, 이러한 형태로 스타트업 기업들과 협력을 진행하면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 힘들다. 대기업이 스타트업 기업들을 단순 도구로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스타트업은 기존 기업이 가지고 있는 체계와 제약을 넘어서는 자율성을 바탕으로 혁신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의 독립성을 인정하고, 깊이 관여하고자 하면 안 된다.

 

그렇다고 막연하게 스타트업 기업에게 투자를 할 테니 알아서 하라는 자세도 적절하지 않다. 건설업체들도 자신들이 원하는 혁신이 어떤 것인지를 구체화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사에서 제공할 수 있는 데이터와 기술이 어떤 것인지를 제시하고, 스타트업 기업이 추가적으로 필요한 것이 어떤 것인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도 많은 건설업체들이 오픈 이노베이션에 눈을 돌리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우리 건설 산업의 기술 혁신을 유도하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돈으로 모든 것이 해결할 수 있다는 자세가 아니라, 스타트업 기업들과 동등한 눈높이에서 명확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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