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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평균 실종’ 시대 생존법

작성자 RICON 날짜 2023-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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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평균 실종’ 시대 생존법

 

* 보   도 : 경기일보, 2023년 1월 30일(월), 이슈&경제

* 작성자 : 홍성호 선임연구위원

 

어느 장군이 행군을 막는 강의 평균 수심이 1m라는 사실만 믿고 도하를 명령했다. 그런데 강 가운데에서 물이 갑자기 깊어졌고, 뒤늦게 장군이 회군을 명령했지만 이미 많은 병사를 잃은 이후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강의 최대 수심은 2m였다. 이 이야기는 평균에만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치명적인 오류를 불러올 수 있는지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이런 평균의 함정 외에도 최근 ‘평균 실종’이라는 단어가 자주 사용되고 있다. 자료를 설명하는 대푯값의 하나인 평균이 그 자체의 오류와 함께 모집단 특성의 급격한 변화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과거 산업혁명 이후 대량생산·소비가 보편화되고 획일적인 교육체계가 등장하면서 동질적인 집단 속에서 평균점수, 평균나이, 평균소득 등 평균은 매우 유익했다.

그러나 경제, 사회, 정치, 문화적 현상이 종 모양의 정규분포가 아닌 ‘양극단으로 몰리는 양극화’, ‘한쪽으로 쏠리는 단극화’, ‘개별값이 산재하는 다극화(N극화)’되면서 평균의 의미는 점점 빛이 바래지고 있다. 평균 실종을 초래하는 양극화, 단극화, 다극화는 우리 사회에 여러 모습으로 다가와 있다. 이른바 ‘중간이 사라지는 시대’가 이미 도래했다는 것이다.

첫째, ‘빈익빈 부익부’로 대변되는 양극화로서 소득과 집값 격차를 꼽을 수 있다. 통계청의 2022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득 상위 20% 처분가능소득은 807만1천원인 반면 하위 20% 처분가능소득은 90만2천원으로 그 차이는 약 9배에 달했다. 또 지난해 상위 10%와 하위 10%의 평균 주택 자산가액도 약 50배 차이가 나고 있다. 이 밖에도 성별 간, 세대 간, 노동시장 등에서 양극화는 나타나고 있다.

둘째, 단극화는 절대 우위를 가진 한곳에 세력이 집중되는 현상이다. 수도권 일극체제로 대변되는 대한민국의 국가 불균형에서 찾을 수 있다. 전체 국토의 12%를 차지하는 수도권에 총 인구의 50.3%, 청년 인구의 55.0%, 일자리의 50.5%, 1천대 기업의 86.9%가 집중돼 있다. 또 수도권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3천710만원으로 비수도권보다 300만원 많다.

마지막으로 다극화의 대표적 사례는 사회적 현상과 소비에서 나타나고 있다.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화해지면서 우리 사회의 전형성이 사라지고, 개인의 욕구와 취향에 맞춘 새로운 상품과 시장이 등장하고 있다.

평균 실종 시대에서 무난함·적당함은 애매함으로 전락한다. 양극화·단극화·다극화의 끝점에서 살아야 하는 우리는 변화의 시대에 적응해야 한다. 따라서 기업과 개인은 평균을 뛰어넘는 대체 불가능한 탁월함·차별화·다양화 전략을 구사해야만 생존 가능하다. 근본부터 바뀌고 있는 산업의 지형도 맞춰 각자의 핵심역량과 타깃을 분명히 하는 새로운 전략 모색이 필요하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가 본격화되면서 2023년 전망이 밝지 않다. 그러나 평균을 뛰어넘는 남다른 치열함으로 새롭게 무장하면 불황은 극복할 수 있고 우리 정치·경제·사회도 진일보할 수 있다. 그때가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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