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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문건설신문] 신냉전, 건설산업엔 위기이자 기회

작성자 RICON 날짜 2022-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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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신냉전, 건설산업엔 위기이자 기회

 

* 보   도 : 대한전문건설신문, 2022년 4월 4일(월), 전문가시각

* 작성자 : 김태준 연구위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전 세계에 냉전(Cold War)이라는 오래된 단어를 다시 불러왔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중심의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와 바르샤바 조약기구 설립은 냉전의 시작을 알렸다. 냉전체계는 40여년 후인 1991년에 종식됐다. 탈냉전 시대의 세계는 WTO체계를 중심으로 글로벌화가 이뤄졌다. 중국이 참여한 글로벌공급망(Global Supply Chain)이 구축되기 시작해 전 세계 시장이 연계되고 국가 간 상호의존도는 증가했다. 그러나 30년이 지나 신냉전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왔다. 좁아진 전 세계 시장은 혼란에 빠졌고, 한국의 건설산업도 마찬가지다.

이는 한국의 내수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건설생산단가는 상승할 것이고 인플레이션에 따라 수요는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원유는 80달러 선에서 120달러까지 치솟았으며, 철광석, 알루미늄 등의 광물자원은 물론 밀과 옥수수 등의 곡물과 목재가격까지 상승했다. 국내 건설공사비지수는 1월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p 증가했다. 

또한 글로벌한 인플레이션을 잠재우기 위해 미연방준비은행은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릴 것을 예고했고 한국은행 역시 동조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금리 상승은 대출이자 상승으로 이어져 주택수요를 감소시킬 것이다. 

반면 해외 건설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높아진 원유가격과 천연가스는 산유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건설수요를 창출할 것이다. 그리고 이전에 활발하게 이뤄졌던 오프쇼어링 추세가 감소하고 리쇼어링 증가로 인해 선진국의 산업설비투자 역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환경변화에 국내 건설산업 이해관계자는 과감한 대응을 선제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증가한 공사원가를 건설현장에 신속히 반영하는 공급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글로벌 자원 수급 불안정에 대처해 제조업에 준하는 모니터링 시스템과 재고관리 시스템을 건설산업 차원에서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고도화된 공급안정화 정책이 없다면 대규모 사업은 추진이 어려워진다. 또한 수요 정책에 있어서도 증가하는 금리에 따라 실수요자 중심의 대출완화 정책 도입을 검토해 시장 여건을 조성해줘야 한다.

해외건설 시장에서도 신남방과 신북방 국가들에 대한 접근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신남방의 주요 국가 중에서는 이번 원유가격 상승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추진되던 에너지 기반 프로젝트의 재개가 예상된다. 그리고 단순히 해외건설 시장의 확대 관점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에너지 안정화 대책과 병행해야 한다. 러시아 에너지 수출 감소로 인해 유럽 내 에너지 수요가 증가할 것이며, 이는 중동 원유와 천연가스의 유럽 공급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한국은 중동의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나라로 지리적으로 근접한 남방국가들을 중심으로 에너지 수급 라인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신북방 국가 역시 러시아의 침공 이후 전략적 완충지대이자 회색지대로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다. 막대한 러시아의 자원에 대한 우회지대가 필요하므로, 막혀진 서방루트가 아닌 동방루트를 새로 개척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국내 건설기업들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신냉전 시대의 새로운 투자기회 포착을 위한 선제적 대응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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