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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주택정책, 운영체제 개선에 답 있다

작성자 RICON 날짜 202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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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주택정책, 운영체제 개선에 답 있다 

 

 

보   도 : 내일신문, 2021년 08월 27일(월), 오피니언 

* 작성자 : 유 병 권 원장 

 

주택가격이 몇년에 걸쳐 불안하게 올라가고 있고 부동산으로 인한 불평등이 현실화되고 있다. 신도시 개발을 비롯한 대규모 공급계획이 발표되었는데도 여전히 가격상승세는 잡히지 않는다.

 

집값안정은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다. 국민의 주거권 확보 차원에서 지불능력에 맞게 여러 방식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헌법정신에도 맞다. 현재 주택정책은 외견상으로는 잘하고 있는 듯하다. 주거복지 로드맵도 만들었고 그 과정에 전문가 의견을 듣고, 국회의 질책과 언론의 제언도 받아들였을 것이다. 지자체별로는 주거종합계획을 세워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시기별로 곳곳에 공급하는 계획을 담고, 필요한 토지를 공급할 도시계획도 짰을 것이다. 그런데 왜 집값과 전세값은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는가?

 

회복탄력성 보강, 불평등 해소, 공유지 절약 필요

 

문제는 계획과 현실 사이의 간격이다. 주택이든 도로든 필요하다고 느낄 때는 늦다. 그래서 미리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불투명한 환경속에서 예측을 토대로 완벽한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당장 10년 후의 주거수요를 지금 알기도 어렵다.

 

더구나 앞으로 불확실성을 더할 환경요인은 즐비하다. 신종 감염병이 또 찾아올 수 있고, 4차산업혁명과 개방경제는 더욱 진전될 것이다. 그래서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는 계획보다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운영체제를 탄력적으로 개량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이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방안이기도 하다.

 

우선, 지금의 주택정책 시스템은 갑작스런 외부의 충격과 교란을 견뎌내고 빠르게 적응해 스스로 복구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resilience)의 요소가 취약해 보인다. 그래서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토지나 건물이용에 유연성을 주는 운영의 틀을 만들어 시장이 여건 변화에 대응할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성을 갖춘 민간역량을 최대한 활용할 환경을 조성하되, 시장 실패를 보강할 방안도 모색해야 하고, 민간과 정부의 협업을 유도하는 주택금융체제를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지자체가 스스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고 재정력도 보강해주어야 한다.

 

둘째, 불확실한 환경에서는 예상치 못한 비효율과 불평등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주택의 수요와 공급에 대한 정확한 기초정보를 제공해 비정상적인 요인에 의해 시장이 왜곡되는 것을 막아야 시장이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아울러 정부는 공공성이 강한 일에 정책 우선순위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변화에 대한 대응능력이 부족한 사회취약계층을 보호할 장치 마련이 중요하다. 국회에서 임대주택이나 주거급여에 대한 적정예산 배정을 두고 더 심도있는 논의가 있어야 하는 이유다. 예산이 부족한 가운데 공기업을 통해 임대주택을 확보하려 하니 그린벨트나 공공성이 높은 토지를 개발해야 하고 재건축 이익환수에 나섬으로써 환경훼손이나 시장질서 왜곡 시비에 휘말리게 되는 것이다.

 

셋째, 경쟁적으로 개발공약을 남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린벨트 같은 유보지나 공유지는 변화대응을 위해 가급적 절약해야 할 땅이다. 그러한 토지는 지금껏 지키기도 어려웠지만 새로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도시가 발전하면서 도시마다 꼭 사용해야 할 용도가 생길 수 있다. 도시 내부의 토지와 바깥의 토지를 바꿔 개발하여 시민의 삶의 질을 더 높일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환경보전을 위해 아예 개발하지 말아야 할 곳도 있다.

 

발등의 불끄기식 개발공약 남발보다 운영체제 개선 고민을

 

정부는 특성상 혁신의 주체가 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래서 선거가 정책변화를 모색하고 사회혁신을 가져오는 기회가 된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발등의 불끄기에 급급한 개발공약에서 벗어나 불확실한 환경에 대처하는 운영체제 개선방안을 내놓고 국민적 동의를 얻는 자세가 중요해 보인다. 선거는 기회를 주는 이벤트이자 희망을 주는 혁명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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