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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인프라 PPP 사업의 성공적 발굴과 추진을 위한 EDCF 활용방안

지역 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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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07-05 시리즈 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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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인프라 PPP 사업의 성공적 발굴과 추진을 위한 EDCF 활용방안



[ 홍 순 영, 한국수출입은행 동아시아부 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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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흥국 PPP 시장

 인프라스트럭쳐(Infrastructure) 개발은 신흥국의 빈곤 감소와 경제성장에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신흥국 정부의 취약한 재정 여건과 낮은 투자 효율성 등으로 인해 인프라 공급은 수요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국제사회는 신흥국의 인프라 개발 수단으로 민간의 재원과 혁신성을 활용할 수 있는 PPP 방식의 활용을 강조하고 있다. 신흥국 PPP 시장은 2012년 최고치(U$1,598억, 644개 프로젝트)를 기록한 이후 그 규모가 축소되는 추세로 2020년 상반기 누계 기준 총 8,296개의 프로젝트에 U$19,796억 상당의 민간자금이 투입된 바 있다. 2020년에는 코로나 19의 확산에 따른 국가 간 이동 제한 및 공급망 마비로 다수의 신흥국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가 연기되거나 취소되었는데, 이는 신흥국의 신용위험, 유동성 및 PPP 사업참여자의 재무 건전성 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인프라 개발 투자 재원이 보건·사회 부문에 우선적으로 지출된 탓도 있다. 그러나 신흥국에서의 인프라 개발 수요 및 정부의 재정 능력을 고려할 때 PPP 방식 인프라 사업은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ADB의 조사에 따르면 2016~30년중 아시아 지역에만 연 U$1.7조 규모의 인프라 투자수요가 예상되며, 각 신흥국은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등 다자개발은행(MDB)의 도움을 받아 PPP 지원제도를 마련·개선하며 민간 부문의 인프라 투자환경 조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 PPP 사업 추진방식

 PPP는 민관협력사업, 민간투자사업, 민자사업 등 여러 가지 명칭과 함께 기관마다 다양한 정의가 존재하나, 세계은행(World Bank)을 중심으로 ADB, EBRD, IaDB, IsDB 등 5개 MDB가 공동으로 작성한 PPP에서는 PPP를 ‘민간부문이 위험 및 운영 책임을 부담하고 상당한 자금을 인프라 건설에 투자하여 운영하며, 성과 및 수요에 연동되어 보상을 받는 정부와 민간부문의 장기계약(A long-term contract between a private party and a government entity, for providing a public asset or service, in which the private party bears significant risk and management responsibility and remuneration is linked to performance)’으로 정의하고 있다. 동 정의에 따른 PPP는 정부 재정부담으로 인프라를 개발하는 전통적인 방식에 대응되는 개념으로, 가장 큰 특징은 민간부문이 계약기간 동안 발생하는 상당한 사업위험을 안고 인프라를 건설하고 운영할 책임을 가지며, 동 인프라 운영으로 발생하는 수익에 따라 보상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PPP는 민간부문이 직접 조달한 재원으로 사업을 진행하므로 재정부담이 있거나 국가신용도가 낮아 자금 확보가 어려운 신흥국에 적합한 방식이다. 또한, 민간의 역량을 활용하여 공공부문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반면, PPP 사업은 사업구조 및 절차가 복잡하고 높은 거래비용과 금융비용을 수반한다는 단점이 있다. 입찰부터 평가기관의 평가, 정부의 감독 등 전 사업기간에 걸친 여러 절차들에 큰 거래비용이 소요되고 금융비용이 공공부문에서 조달하는 수준에 비해 커서 이러한 비용을 상쇄할 수 있는 일정 수준 이상의 프로젝트 규모가 요구된다. 



3. PPP 사업의 EDCF 활용

 PPP 사업을 추진하는 민간 사업자는 사업 진행을 위해 특수목적법인(SPV)을 설립하고 자본금 및 금융기관을 통한 차입으로 대규모의 인프라 건설 자금을 마련한다.  SPV의 부채비율이 높아질수록 레버리지 효과에 따라 자기자본수익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민간 사업자는 자금조달 시 타인자본을 최대한 끌어들이려는 경향이 있다. 또한, PPP 사업은 인프라 건설 및 운용에 수반되는 위험이 민간에게 이전되는 구조이므로, 사업자는 이 위험을 피하기 위해 프로젝트파이낸스(PF) 방식으로 금융을 구조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민간 자체의 역량만으로는 사업개발 및 자금 조달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고 공공성을 지닌 인프라 건설의 특성을 고려할 때 신흥국 정부의 참여가 요구된다. 신흥국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EDCF(Economic Development Cooperation Fund, 대외경제협력기금)와 같은 공적개발원조 자금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EDCF는 1987년에 설치된 정책기금으로 신흥국의 산업화 및 경제발전을 위해 우리나라와 신흥국의 경제교류를 증진하기 위한 양허성 차관이다. EDCF가 지원하는 차관은 크게 신흥국 정부 또는 법인에 대한 차관, 집합투자기구에 대한 출자, 협력사업채무보증 및 민자사업법인에 대한 출자로 구분된다.‘신흥국 정부 또는 법인에 대한 차관’으로 민자사업과 연계된 인프라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직접 지원(개발사업차관)하거나, 민자사업 시행에 필요한 자금을 신흥국 정부 또는 민자사업법인에 지원(민자사업차관, 기자재차관)할 수 있다. 또한, ‘민자사업법인에 대한 출자’를 활용하여 민자사업법인에 대한 직접 출자도 가능하다. 다양한 분야와 형태의 PPP 사업에서 EDCF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사업의 상업성 유무 및 지원방식(직접/간접) 등으로 구분해 보면 다음의 표와 같다.


4. 사업성에 따른 EDCF 지원방안

 PPP 사업은 상업성 유무에 따라 발전소, 산업단지 등 상업성이 있는 사업(Commercially viable)과 도로, 교량, 철도, 병원 등 상업성이 없는 사업(Commercially non-viable)으로 나눌 수 있다. 상업성이 있는 사업의 경우 수원국 정부의 민자사업법인 앞 출자금 또는 대여금에 소요되는 재원을 EDCF가 지원할 수 있다(유형①). SPV는 민간투자자의 출자로 설립되는데 이때 정부가 민간과 공동으로 출자하는 형태를 합작투자 PPP(Co-financed PPP 또는 Joint Venture PPP)라고 한다. 이러한 합작투자 PPP에 정부가 출자할 때 필요한 재원을 EDCF가 민자사업차관으로 지원 가능하다. 정부가 출자자로 참여하지 않더라도 SPV에 대여금을 지원할 수 있는데, 해당 대여금도 SPV를 위한 직접 소요재원으로 인정되어 민자사업차관으로 지원할 수 있다. 정부가 출자 또는 대여를 통해 SPV의 PPP 사업에 참여하는 경우 사업의 안정성이 제고되어 민간의 사업 참여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EDCF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솔로몬제도 티나강 수력발전사업을 지원한 바 있다. 동 사업은 솔로몬제도 호니아라섬 티나강 유역의 15MW급 수력발전 시설을 BOOT(Build-Own-Operate-Transfer) 방식으로 건설 및 운영하는 PPP 사업으로, EDCF가 세계은행(World Bank),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기구들과 협업하여 지원한 사례이다. 


 한편, 경제적 타당성은 있으나 재무적 타당성이 부족한 사업 즉, 상업성이 없는 사업의 추진을 위해서는 정부가 SPV에 대해 건설비용 등 현금을 보조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VGF(Viability Gap Funding) 경제적 타당성은 인정되지만 재무적 타당성이 부족한 사업에 대해 정부에서 총 사업비용의 일정 비율을 보조금의 형태로 민자사업법인에 무상 지급하는 제도

 활용을 고려할 수 있는데, 이에 소요되는 재원도 EDCF의 민자사업차관으로 지원 가능하다. 또한, 발주처가 민자사업법인에 지급하는 AP에 대해서도 EDCF의 보조가 가능하다(유형②). VGF는 도로, 철도 등 사용량을 기준으로 SPV가 투자비용을 회수하는 사업(Usage-based project)에 많이 적용되는데, 정부는 VGF를 통해 민간투자 유입을 통한 인프라 개발 촉진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아직 EDCF를 통한 VGF 지원사례는 없지만,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 자국의 PPP 사업 활성화를 위해 VGF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국가들이 있으므로, EDCF의 VGF 지원 차관을 개도국 정부가 지원받을 의향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EDCF의 직접 지원이 어려운 경우에도 EDCF를 활용하여 PPP 사업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발전소와 같이 상업성이 있는 PPP 사업의 경우, 도로, 교량, 상하수도, 송배전 등 발전소 설립 및 운영에 필수적이나 PPP 사업 범위에 포함시키기 곤란한 주변 연계 인프라가 많이 있다. 이를 EDCF가 개발사업차관으로 지원함으로써 간접 지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유형③).


 또한, 상업성이 없는 병원 또는 교통분야 사업은 사업범위 분할을 통해 EDCF의 간접 지원이 가능하다(유형④). 예를 들어, AP(Availability-Based Payment) 지급방식의 도로 건설 사업에서 민간사업자가 도로의 전체 구간을 PPP 방식으로 건설 및 운영할 경우 사업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큰 규모의 AP 지급을 요구하게 된다. 이때 정부의 AP 제시금액이 요구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PPP 방식의 인프라 개발 계획 자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구간을 분할하여 일부 구간을 EDCF의 개발사업차관 지원으로 건설하고 나머지 구간을 PPP 방식으로 건설한 후 전체 구간을 민간사업자가 운영하면 PPP 사업의 수익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정부는 장기저리의 양허성 차관 도입으로 예산 투입 부담이 경감될 수 있다. 사업규모가 큰 철도 사업의 경우 노반, 시스템 등에 대한 건설 및 운영은 민간이 담당하되 철도차량은 EDCF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PPP 방식의 병원 건설사업도 마찬가지로 의료서비스 및 의료 기자재 공급을 위해 EDCF가 해당국 정부에 기자재차관을 지원한다면 사업 추진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EDCF가 유형④의 형태로 지원한 사례로는 베트남 떤반~년짝 도로 건설사업이 있다. 동 사업은 베트남 호치민시가 건설을 추진중인 제3 순환도로 중 북동부 떤반 지역과 남동부 동나이성 년짝 공단을 연결하는 Section 1을 사업지역으로 하고 있는데, 그 중 1A 구간(8.75km)은 EDCF 지원사업으로, 1B(9.10km) 구간은 PPP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체 구간을 PPP 사업으로 추진할 경우 민간사업자의 최소 기대수익률을 반영한 통행료 수준과 잠재 이용객의 적정 통행료 기대수준 간 차이가 커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던 중 EDCF가 사업구간 분할 방식의 PPP 사업을 베트남 정부에 제안하여 추진하게 된 경우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 정부는 재정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교통인프라 개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게 되었다. 



5. PPP 사업의 EDCF 활용 시사점

 위와 같이 EDCF를 활용하고자 하는 민간사업자는 개도국 관점에서 EDCF의 진행 절차를 이해하여 적절한 시기에 EDCF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개도국 정부는 인프라 개발 후보사업 중 자국의 개발계획에 부합하는 우선순위 사업에 대해 재정사업으로 할지 또는 PPP 사업으로 추진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PPP 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 결정되면 본격적으로 사업타당성 조사, 적격성 조사 등을 수행하고 이후 민간 사업자 선정 및 계약 절차를 거치게 된다. 유형①과 같이 PPP 사업에 대한 EDCF의 직접 지원을 추진하는 민간 사업자는 동 사업이 수원국 정부의 우선순위 사업으로 선정되는 시점에 EDCF와 협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지 못한 경우 늦어도 PPP 사업의 구체적인 재원조달 방안을 검토하는 사업타당성 조사 단계에서 EDCF와 접촉하여 지원 적격성, 지원예상 규모 등을 협의하여야 한다. 개도국 정부의 PPP 사업 추진 시 각 단계마다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EDCF 지원시 한국 정부와 수원국 정부간 정책협의, F/S 실시 및 협정 체결 등의 다양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민간 사업자는 사업 추진시 사업발굴-사업개발-금융조달의 단계 중 금융조달 단계에서 EDCF를 접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경우 수원국의 내부절차 또는 EDCF의 승인절차와 시기가 맞지 않아 지원이 어려울 수가 있다. PPP 사업을 추진하는 민간 사업자들이 사업발굴 단계부터 EDCF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구조화함으로써 EDCF를 적극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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