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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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로테르담, 민관협력의 도시재생

지역 유럽
저자 이지아 페이지 수 - page
발행일 2021-06-10 시리즈 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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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로테르담, 민관협력의 도시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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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아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ljastar@ricon.re.kr) ]

[ 요약문 ] 전체 원고는 첨부파일 확인   


■ 요약


공공주도형 도시재생 사업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주민참여는 도시재생사업을 포장하는 용어에 불과하다. 따라서 실제로 민간이 주체가 되어 공공과의 협력 하에 성공적 도시재생을 이끈 로테르담의 세 가지 성공적 사례를 살펴본다. 각 사례의 추진과정에 대한 고찰을 기반으로 앞으로의 한국이 나아가야할 도시재생 사업의 방향을 제고한다.


■ 도시 개요 및 배경


로테르담은 암스테르담의 뒤를 잇는 네덜란드의 대표적 대도시이다. 유럽에서 가장 큰 항구를 보유한 항구도시로서 북해의 요충지에 위치해있어 철도・도로・항공 등 교통수단이 발달해있다. 항구를 중심으로 중심산업은 조선업, 무역업 등 해양산업이 차지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공습에 의하여 도심 대부분이 파괴되어 전후 1950년대부터 도시재건이 새롭게 이루어졌다. 당시 네덜란드 도시설계가인 Cornelis van Traa는 역사복원 보다는 실용적 측면에서 현대적 도시계획을 주장하였다. 그의 주도하에 로테르담은 격자형 가로망과 도심부 상업 및 공공건물을 갖춘 신도시로 재건되었다.

그 결과 네덜란드 대부분의 도시가 역사적 건축물이 줄지어 서있는 전통적인 분위기인 것에 반해, 로테르담은 넓은 도로와 현대적인 건축물이 들어선 계획도시로서 차별화된 경관을 갖추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독특한 외양을 가진 고층의 현대건축물이 지어져 소위 ‘현대 건축물의 전시장’으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 배경 및 내용


1950년대 이후 계획도시로 성장해온 로테르담은 19세기 말-20세기에 접어들며 중심 산업이 쇠퇴하고 건물 노후화됨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 낙후현상이 심화되었다. 도시 재활성화의 필요성을 발 빠르게 인지한 로테르담 시는 2000년 중반 이후 낙후지역의 재생을 목적으로 한 공공지원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특히 공공지원 사업의 속도와 예산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도시민들이 직접 나서 지역재생을 주도하는 활동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본 원고에서는 로테르담을 중심으로 시행된 민간과 공공 협력의 도시재생사례를 고찰하였다. 공공인프라 조성, 폐부지 재활성화, 주거지 재생의 차례로 점적 재생사례부터 면적 단위까지의 프로젝트를 살펴보았다.


1. (공공시설 구축) 로테르담 루크싱(Luchtsingel) 프로젝트(시민주도, 크라우드 소싱)

로테르담 호프플레인(Hofplein)거리는 번화가였으나 90년대 들어선 8차선 도로와 철길은 가로 양측 지역을 단절시켰다. 보행으로의 이동이 불가해지고 2010년 호프플레인 역까지 폐쇄되자 지역의 쇠퇴는 더욱 심화되었다.


로테르담 시는 지역재생을 위해 해당 거리를 가로지르는 육교건설을 포함한 도시 재활성화 계획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예산과 이해관계 조정 등의 문제로 30여년이 걸린다는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그러던 와중 지역의 건축사무소인 ZUS는 시정부에 ‘내가 만드는 로테르담(I Make Rotterdam)’이라는 프로젝트를 제안하였고, 이는 크라우드펀딩 크라우드펀딩은 온라인을 통해 다수의 대중(Crowd)으로부터 필요한 자금을 모아서 기업, 개인에 자금을 조달(Funding)하는 새로운 투자 방식을 의미함.


을 통해 도시민들이 직접 육교건설을 위한 자금을 모으고 이에 참여한 시민들의 이름과 메시지를 육교 상판 나무에 기록하도록 하는 민간참여 프로젝트였다.


2011년 공개된 해당 프로젝트는 언론과 SNS를 통해 알려지며 지역주민의 적극적 참여를 도모하였고, 3년 만인 2014년 모든 건설자금을 확보하고 육교를 완공하였다. 이에 힘입어 로테르담 시는 추가 예산을 지원하여 육교와 이어지는 옥상정원, 호프플레인 역 리모델링 및 공원 등 도시재생사업을 수월하게 추진할 수 있었다.


2. (폐부지 재활성화) RDM 캠퍼스 프로젝트

다음 사례는 민간과 공공이 협력하여 폐부지를 재활성화한 사례이다. 로테르담은 항구를 중심으로 해운업이 크게 발달한 지역이다. 그러나 90년대부터 서유럽 조선업계에 불황이 닥침에 따라 항구에는 문을 닫은 조선소와 창고가 급격히 늘어났다. 네덜란드 조선업계를 대표하던 RDM 선박제조회사 또한 그 중 하나로 건물과 부지를 남긴 채 1996년 파산하였다.


결국 로테르담 시정부는 RDM의 건축물 및 부지를 매입하였고, 2004년 로테르담의 항만공사가 공간재활성화를 목적으로 이를 영구 임대하여 사용하게 되었다. 항만공사는 조선업이라는 지역 고유의 산업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공간재생을 모색하던 중, 학생 수 증가로 캠퍼스 부지를 찾고 있던 민간 주체인 로테르담 응용과학대학교(Rodtterdam University of Applied Sciences)와 협력하게 되었다. 그 결과 2009년 RDM 캠퍼스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기존 조선소의 기계실이었던 대형공간을 개조하여 학생과 관련 창업기업들이 일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였다. 이 캠퍼스에서는 직업학교에서 만들어진 부품을 기반으로 전문대학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공과대학에서는 그 과정에서 요구되는 기술을 연구하는 등 산-학 협력기반의 공동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로테르담 항만공사는 해당 캠퍼스의 프로젝트가 진행됨에 있어서 제도 및 예산 등 행정지원 역할을 담당하였고, 실질적인 재생계획은 로테르담 대학교가 주도하였다. 이는 민간주체의 적극적 의지를 기반으로 공공지원이 탄탄하게 뒷받침된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다. 또한 RDM 캠퍼스 프로젝트는 빈 땅에 대한 단순한 부동산 개발이 아닌, 지역 특성을 고려하여 지역의 생산성을 재활성화시키는 전략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차별적이라고 평가된다.


3. (주거지 재생) 169 클뤼스하우즌 발리스블록(로테르담 발리스블록 재생프로젝트)

로테르담의 서쪽 스판헨(Spangen) 지역은 노후화된 건축물과 빈집이 즐비한 우범지역으로 2004년 시 차원에서 개발이 필요한 낙후지역으로 선정되었다. 초기에는 지자체가 직접 부동산을 사들이고 고친 후 되파는 형식을 택했으나 재정만 악화되었을 뿐 주거지 정비의 효과는 미미하였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169 클뤼스하우즌 발리스블록 프로젝트’가 제시되었다. 클뤼스하우즌(Klushuizen)’이란 스스로 만든 DIY(Do It Yourself) 집이라는 뜻이다. 거주자가 1유로만으로 낡은 건물을 매입하는 대신 2년 내에 자비를 들여 리모델링을 하도록 하는 부동산 매매 프로젝트이다. 파격적으로 저렴한 매매가에 저소득층의 지역 주민들은 기존과 달리 크게 관심을 가졌고, 총 42가구가 참여하는 성과를 보였다. 2년 후 스판헨 지역은 주거지재생의 성공사례로 언급될 정도로 성공적인 결과를 보였고, 2012년 이루어진 지역의 주거환경수준 평가에서도 높은 점수를 기록하였다. 또한 프로젝트에 참여한 주민들은 스스로 고친 집이라는 점에서 자신의 집과 지역에 강한 애정을 보였다.


해당 프로젝트는 노후화된 주택을 민영화하는 방식, 즉 구매자 스스로가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게 하는 주거지 재생의 성공적 사례를 보여준다. 이는 공공이 지역의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직접 재정을 투입하기보다, 주민의 수요를 기반으로 사업화된 모델을 제시해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음을 증명한다.


■ 시사점


본 원고에서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대상으로 공공시설로서 육교 건설을 통한 지역 재생, 폐조선소를 재활용한 산업 재생, 노후주택 민영화를 통한 낙후 주거지 재생의 사례를 살펴보았으며 다음과 같은 의의를 가진다.


1. 로테르담 루크싱 프로젝트는 도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한 크라우드소싱 기법의 프로젝트를 적용하였다. 그리고 성공적 성과를 기반으로 주민과 지자체에게 지역 재생으로의 동기를 부여하여 다양한 재생사업으로의 확장을 유도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2. RDM 캠퍼스 프로젝트는 항만공사라는 공공의 탄탄한 지원 하에 지역 대학이라는 민간 주체와 소규모 벤처 비즈니스들이 주도적으로 지역 고유의 산업의 가치를 재활성화하였다. 이들은 로테르담의 중심 산업인 해운업의 쇠퇴를 관망하기보다는 이를 기회로 삼아 기존의 대형 제조산업을 도시와 어우러지는 소규모의 지식산업체로 성공적으로 재바꿈하였다.


3. 169 클뤼스하우즌 발리스블록 프로젝트는 공공주도의 물리적 사업의 한계를 깨닫는 동시에, 도시민의 적극적 참여와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하였다. 무엇보다 해당 프로젝트는 도시민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들의 창의적 활동에 자유를 부여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공공차원에서 지역 전반의 가치를 높이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의 도시재생은 2010년대에 들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도시재생사업의 가시적 효과가 미미하고, 더불어 도시재생의 개념이 국내에 적용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는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민관협력형 도시재생사례가 시사하는 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로테르담의 도시재생사례는 공공의 지원과 민간의 적극적 참여가 조화를 이루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세 사업 모두 공공이 계획을 주도하던 초기에는 사업진행이 더뎠으나, 이후 계획의 미흡함을 바로잡고자 이들이 택한 것은 민간과의 협력관계 구축이다. 지역주민이 수용가능한 수준의 참여정도를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도시민 스스로가 주도할 수 있는 사업권한을 부여하였다. 그 결과 도시재생사업의 결과물은 주민 개개인의 삶의 질을 상승시켰을 뿐만이 아니라, 지역 전체의 활력을 증진시키는 공공차원의 성과로 이어졌다.


한국의 도시재생 사업 유형은 명칭에만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이 유사한 사업이며, 주민은 수요자에 그쳐왔다. 이제는 우리나라의 도시재생 또한 로테르담의 사례와 같이 공공지원과 더불어 민간이 협력할 수 있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채택할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 2・4 부동산대책에 의하면 주택공급 활성화를 목적으로 도시재생지역에도 소규모 정비사업 및 특화사업 등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민간자본의 투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하였다. 이는 민관협력 도시재생사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된다. 단, 참여주체로서 민간의 범위가 지역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하는 집단에 한정되어야 함을 잊지말아야할 것이다.


로테르담은 도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그들의 다양한 사고를 포용하였다. 무엇보다도 그들의 목소리가 제도적 틀 안에서 합리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합당한 지원체계를 마련하였다. 한국의 도시재생 또한 도시민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되 동시에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공정한 지원이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변화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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