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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High Speed(HS2) 사업추진 정책 동향과 시사점

지역 유럽
저자 김명준 페이지 수 - page
발행일 2020-06-04 시리즈 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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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High Speed(HS2) 사업추진 정책 동향과 시사점

 

[김명준 국토교통부 과장(kimhukju@naver.com)]  

[ 요약문 ] 전체 원고는 첨부파일 확인

 

  1. High Speed(HS2) 사업개요

 

High Speed2 사업은 현재 영국 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인프라 건설사업 중의 하나로 건설비용과 사업일정을 두고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사업이다. 우선 High Speed2 라고 불리는 이유는 그 전에 영국 런던에서 프랑스 파리를 잇는 유로스타 고속철도의 영국 내 구간사업에 이어 2번째로 고속철을 도입하기 때문이다. 

 

본 사업은 2009년 당시 집권당이었던 노동당 정부에서 최초로 계획을 수립한데서 기원한다. 이 사업은 우선 남부에 위치한 수도 런던과 중부에 위치한 제2의 도시 버밍엄, 잉글랜드 북부 도시인 맨체스터, 리즈 등을 연결함으로써 영국 내 주요 도시간 이동성을 제고(최고속도 360km/h)하는데 목표를 둔다. 이 사업을 통해 현재 버밍엄과 런던간 소요시간은 1시간 21분에서 52분으로, 맨체스터와 런던간은 2시간 7분에서 1시간 7분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또한 현재 과부하가 걸려있는 기존 지역철도의 부담을 줄여 원활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하고, 도로에서 트럭운행을 줄여 교통혼잡 해소 및 탄소배출 감소효과도 노리고 있다. 또한 잉글랜드 북부와 중부지역에서는 본 사업을 통해 남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떨어진 경제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림1. HS2 사업대상지 위치도> 원문파일 참조

영국 정부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인 본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었는데, 우선 런던에서 버밍엄 구간을 1단계 사업(Phase 1)으로 정하고, 2026년 말 개통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 아울러 이후 버밍엄에서 맨체스터, 리즈까지 Y자형으로 이어지는 2단계 구간(Phase 2, 이 중 버밍엄-크루(Crewe)구간은 2a 사업, 크루-맨체스터, 버밍엄-리즈 구간은 2b사업)은 2032-33년에 운행이 가능하도록 사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었다.

2. 사업비와 개통일정을 둘러싼 논란

그러나 영국 내 교통지도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이 사업은 사업계획 발표 이후부터 줄곧 그 필요성과 비용의 적정성에 관해 논란이 계속되어 왔고, 급기야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할지 여부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통해 사업일정이 전면 수정되었다. 

 

본 사업은 사실상 2010년 이후 정권을 잡은 보수당 정권 하에서 계속 추진되어 왔는데, 2012. 1월 교통부장관의 HS2 사업계획을 통해 그 기반을 마련하였고, 이후 단계적인 사업추진을 위한 법안 제출(1단계 사업은 2013. 11월, 2단계 a사업은 2017. 7월 제출)과 예산안 마련을 통해 사업이 차근차근 진행되었다. 그러나, 본 사업의 추진에 대해서는 야당인 노동당 뿐 아니라 보수당 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많았고, 영국 전역을 지나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이에 영향을 받는 지역 주민들, 환경단체들의 반대도 많았다. 이러한 반대 의견은 사업이 진행될수록 폭증하는 사업비와 일정 지연으로 인해 국민들의 불신을 증가시켰고, 2019. 7월 총리로 취임한 보리스 존슨 총리는 HS2 사업을 계속 추진할지 여부를 재검토하라고 지시하였다(HS2 사업비는 최초 2012년 327억 파운드가 소요된다고 알려졌던 것이 2019년에는 880억 파운드까지 증가한 상태였고, 이보다 더 많이 필요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그림2. HS2 사업비의 연도별 변화> 원문파일 참조

 

3. Oakervee 보고서와 HS2 사업계획의 수정 

이로써 HS2 사업의 필요성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와 함께,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HS2 Ltd(교통부 산하의 HS2 사업 전담 공공기관)의 사업추진 과정의 적정성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다. 검토 총 책임은 사업초기 2012-2013년에 HS2 회장(chairman)을 역임했었던 Douglas Oakervee가 맡았고, 사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던 철도전문가 Lord Berkeley가 부책임자를 맡아 2019. 8월부터 시작되었다. 검토단은 철도전문가, 관련 이해당사자, 국회의원 등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하여 2019년말까지 검토를 마쳤고, 이는 2020년 존슨 총리에게 보고되어 마침내 2020.2.11. 존슨 총리는 Oakervee 보고서를 토대로 HS2 사업의 향방에 대해 발표하게 되었다.

 

우선 Oakervee 보고서는 1단계 사업에 아직도 많은 리스크가 있어서 사업비가 2019년 HS2 Ltd가 추정한 880억 파운드보다 훨씬 많은 1,000억 파운드를 초과할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그러나, 검토단은 사업을 취소하는 것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반대하였는데, 무엇보다도 기존 철도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HS2만한 대안이 없으며, 사업을 취소할 경우 튼튼하지 않은 영국 건설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과 정부의 인프라 사업에 대한 불신 등을 우려하였다. 

 

이러한 검토보고서를 바탕으로 존슨 총리는 최종적으로 HS2 사업은 현재의 노선대로 계속 추진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특히, 1단계 사업의 경우 곧 철로공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 변경은 추가적인 일정 지연을 야기할 것이라는 점이 고려되었다. 아울러 사업일정은 현실에 맞게 재수정되었다. 당초 2026년 말 개통 예정이었던 1단계 사업은 2028-2031년으로 연기되었고, 2032-33년 개통예정이었던 2단계 사업은 2035-40년으로 연기되었다.  

존슨 총리는 이와 함께 사업비 증가 및 일정 지연과 관련해 HS2 Ltd의 부실한 관리를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몇 가지 조치를 발표하였다. 먼저, 교통부 내에 HS2를 전담할 부장관(Minister)직을 신설하여 정부의 통제력을 높였다. 국회의원이면서 HS2 부장관으로 새로 임명된 Andrew Stephenson은 HS2 사업과 Northern Powerhouse Rail 사업 등 소수 인프라 사업을 전담할 계획이다. 

다음으로, 사업관리와 관련하여 2단계 사업 중 버밍엄에서 크루(Crewe) 구간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과 일정이 많이 지연되고 있는 런던 Euston역 조성사업은 HS2 Ltd가 아닌 다른 기관에 사업을 맡기기로 하였다(이에 따라 고속철 개통 초기에는 런던 서부의 Old Oak Common역이 기착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1단계 사업의 경우 HS2 Ltd로 하여금 사업비용을 최대한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지시하였다. 이에 따라 그간 비용증가와 일정지연으로 인해 계속 비판을 받았던 HS2 Ltd는 사업과 관련한 많은 권한을 상실하였고, 현재 담당하고 있는 1단계 사업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한편, 존슨 총리는 HS2 사업을 추진할 때 지역의 교통(철도)전략과 연계하여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하였다. 잉글랜드 중부지역의 Midlands Engine Rail계획과 북부지역의 Northern Powerhouse Rail계획이 대표적인 사업으로, 특히 리버풀에서 맨체스터, 리즈를 잇는 Northern Powerhouse Rail 사업계획은 HS2 사업계획의 2단계 사업과 통합하여 추진하기로 하고, 명칭도 High speed North 계획으로 부르기로 하였다.

 

다만, 현재 영국 정부가 사업비 증가로 골치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2단계 사업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계속 예의주시해야 할 것 같고, Grant Shpps 교통부장관도 2단계 사업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언급한 점을 보아, 일부 변경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그림3. 2020.2월 총리 발표 후 사업계획> 원문파일 참조

4. HS2 사업비 증가의 원인과 시사점 

 

한편, HS2 사업비용의 급속한 증가에 대해서는 많은 분석이 뒤따랐는데,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은 사업 추진주체의 ‘지나친 낙관주의(Over-optimism)’였다. 이것은 다른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대해서도 자주 지적되었던 사항인데, 영국 감사원(National Audit Office)은 교통부와 HS2 Ltd가 사업의 리스크나 복잡성을 고려하지 않은 비현실적인 계획으로 사업비 폭증과 일정지연을 가져왔다고 비판하였다. 대표적으로 사업 대상지의 지반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사업비가 책정되었다. 2017. 7월 HS2 Ltd와 민간회사간에 1단계 구간에 대한 사업계약이 있은 후, 민간회사들은 사업대상지의 지반이 약하기 때문에 구조적인 보강이 필요하고, 이에 따라 사업비 증액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보상해야 할 토지나 주택 등에 대한 과소평가로 필요한 사업비용을 너무 낮게 책정했다는 점도 지적되었다. 특히, 런던 Euston역에서 Old Oak Common역까지는 런던 시내를 관통하기 때문에 보상비가 많이 소요되는데, 이런 점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 일부 지역은 보상평가에서 누락된 곳도 발견되었다. 한편, Euston역에서는 4만개가 넘는 유골 등 과거 유적들이 발견되어 유물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일부 노선에서의 사업방식 변경도 사업비 증가를 야기하였다. 인근의 숲을 보호하기 위해 Chilterns 지역에서는 터널 구간을 더 연장해서 사업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대규모 인프라 사업의 경우 각종 리스크와 불확실성으로 원래 계획보다 사업비가 증가하거나 사업일정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영국 내에서도 최초의 HS사업인 Channel Tunnel 사업이 당초보다 1년 지연되고, 사업비도 당초보다 20억 파운드 초과 지출되었다. 영국판 광역급행철도인 런던의 Crossrail 사업도 당초 2018.12월 개통을 계획하였으나, 2021년 여름에 일부 개통하고 2022년 중반에 완전 개통할 것으로 보인다. 비용 역시 당초안보다 20억 파운드를 초과할 예정이다. 스코틀랜드 의회 건물의 경우 당초 4천만 파운드를 계획하였으나 10배가 넘는 4억 파운드를 지출하였고, 이는 조사단에 의해 4천만 파운드라는 사업비용의 근거가 매우 빈약했음이 밝혀졌다. 

이번 사례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서 경계해야 할 낙관주의에 대한 경각심을 새삼 일으킨다. 우선 사업 초기에서부터 불확실성과 복잡성에서 기인한 리스크를 충분히 인식하면서 사업비용과 기간에 대한 현실적인 안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사업대상지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수반되어야 함을 알려준다. 또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부득이하게 발생하는 위험요인에 대해서도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해준다. 


    <출 처>
 - BBC 뉴스:   https://www.bbc.co.uk/news/business-51319261
 - 가디언:  https://www.theguardian.com/uk-news/2020/jan/20/hs2-costs-government-review-west-midlands-manchester-leeds
 - Oakervee Review: https://www.gov.uk/government/publications/oakervee-review-of-hs2
 - HS2 Ltd 홈페이지: https://www.hs2.org.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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