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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문건설신문] 지급보증 의무화 결실···이젠 집행·감독 강화를
| 작성자 | RICON | 날짜 | 2026-02-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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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급보증 의무화 결실···이젠 집행·감독 강화를
* 보 도 : 대한전문건설신문, 2026년 2월 16일(월), 전문가 視覺
* 작성자 : 박승국 선임연구위원
지난달 29일 1000만원 이하의 소액공사를 제외한 모든 하도급 공사에서 원사업자의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의무화를 핵심으로 하는 하도급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은 건설 하도급 거래에서 오랫동안 방치돼 온 구조적 왜곡을 바로잡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며, 동시에 반드시 추진돼야 할 제도적 개혁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그동안 하도급대금 지급 안정성에 관해 연구하며, 직불합의에 따른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제도와 전자적 대금지급시스템이 갖는 구조적 한계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 제도의 취지는 발주자가 직접 대금을 지급함으로써 수급사업자를 보호하자는 것이었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원사업자의 경영상태가 악화돼 도급대금채권이 압류되는 경우 발주자가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거나 전자적 대금지급시스템을 통해 지급하는 것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반복돼왔다.
종전 하도급법상 발주자·원사업자·수급사업자 간 3자 직불합의가 체결되면 지급보증 의무가 면제되는 구조 속에서 상당수 원사업자는 이를 지급보증 회피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최근 5년간 부도·폐업한 종합건설업체 사례를 보면, 지급보증이 이뤄지지 않은 계약의 약 85%가 직불합의를 이유로 하고 있었다. 이는 제도의 본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다. 수급사업자는 직접지급을 신뢰하고 공사를 수행했지만, 정작 원사업자의 경영상태가 악화되고 도급대금채권이 압류되는 순간 지급보증조차 받지 못한 채 미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는 상황이 반복돼 왔다.
이번 지급보증 의무화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하도급대금 지급 안정성의 회복에 있다. 수급사업자가 원사업자의 재무 상태와 무관하게 최소한의 안전망 속에서 대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상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간 약 123조원 규모에 이르는 하도급공사 기성액이 더욱 안정적으로 지급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나아가 이번 개정은 단순히 개별 사업자 보호 차원을 넘어 영세 전문건설업체의 연쇄 도산과 건설노무자 임금 체불을 예방하는 안전장치로 기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개정이 갖는 또 하나의 중요한 효과는 발주자 재산권 보호다. 직불합의 구조 하에서는 원사업자의 채권압류나 법적 분쟁 발생 시 발주자의 공사대금이 예기치 않게 분쟁의 대상이 되고, 발주자가 직접지급 의무를 이행하고자 해도 법적으로 불가능해지는 상황이 발생해 왔다. 이 과정에서 이중 지급 위험이 발생하거나 공기 지연으로 인한 공사비 증가, 품질 저하 등의 부작용이 뒤따르기도 했다. 이는 하도급 보호라는 본래 목적과 무관하게 발주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져 왔다. 지급보증 의무화는 하도급대금 지급 안전성을 보증기관이라는 제3의 전문적 장치를 통해 보완함으로써 발주자·원사업자·수급사업자 간 책임 구조를 보다 합리적으로 재정립하는 효과를 갖는다.
입법 과정에서 제기된 다양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번 개정은 어느 한쪽에 치우친 제도가 아니다. 수급사업자의 생존을 보호하고, 발주자의 재산권을 지키며, 원사업자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는 균형 있는 제도 개편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하도급대금은 제때 제값으로 지급돼야 한다는 입법 취지가 건설현장에서 형식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구현되도록 집행과 감독을 강화하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