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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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뉴스] 전문건설업체의 수요에 기반한 상향식 기술 개발의 필요성
| 작성자 | RICON | 날짜 | 2025-1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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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전문건설업체의 수요에 기반한 상향식 기술 개발의 필요성
* 보 도 : 국토교통뉴스, 2025년 12월 03일(수), 오피니언
* 작성자 : 조재용 부연구위원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 간의 역사적인 대국은 2026년 3월에 10주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딥러닝과 강화학습 같은 최첨단 AI 기술을 바탕으로 바둑이라는 고도로 복잡한 전략 게임에서 AI의 우위를 명확히 증명함으로써, 글로벌 인공지능 연구 분야와 산업 전반에 걸쳐 혁명적인 변화를 촉발한 상징적 사건이었다.
2017년 전후로 기존에는 개념 기술 수준으로만 여겨졌던 드론, 센서, 로봇, 자동화와 같은 기술들이 실제 산업 전반에 빠르게 등장하고 고도화되었다. 드론은 고해상도 카메라와 각종 센서를 탑재해 대규모 지역을 신속·정밀하게 촬영·측량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했고, 자율비행과 군집비행 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센서와 IoT 기술은 현장의 온도, 진동, 위치, 구조 거동을 실시간으로 수집·전송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했으며, 로봇과 자동화 시스템은 고위험·고강도 작업을 대신 수행하며 공정의 무인화와 지능화를 이끌었다.
이에 맞추어 국토교통부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 사업을 통해 총 1,969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며 스마트 건설 1.0 단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 이는 건설장비 자동화, 도로구조물 스마트 건설기술, 스마트 안전 통합 관제 시스템, 그리고 디지털 플랫폼 및 테스트베드 구축 등 4대 핵심 분야에 기술 개발 자원을 집중적으로 지원한 결과였다. 그 중에서도 드론 기반 정밀 측량 기술과 토공 장비 자동화 시스템은 국내 건설 현장의 효율성을 크게 끌어올려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고 국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기존 스마트 건설 1.0 사업은 주로 하향식(top-down) 접근 방식을 채택하여, 선진국에서 이미 활발히 연구되고 있거나 국내외 사회적 수요가 높은 토목 분야를 우선 선정해 기술 개발을 추진했다. 이러한 방식은 건설 프로젝트 전반적인 생산성 향상과 관리 효율성 제고에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개별 시공을 담당하는 전문건설업체 입장에서는 자신의 시공 범위를 벗어나는 기술의 활용은 어려운 측면이 있다.
전문건설업체들은 인력, 자재, 장비가 긴밀하게 연계된 현장 중심의 조업 방식을 고수하며 우리나라 건설 산업의 핵심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낮은 생산성, 심각한 인력 부족 문제, 빈번한 안전사고 발생 등 여러 구조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특히 소규모 전문건설업체들은 자본력과 조직적 역량이 부족하여 첨단 기술 혁신에 소극적이며, 기술 개발을 위한 인프라와 전문 지식도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건설 산업의 실질적인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형 프로젝트 전체를 포괄하는 하향식 기술 개발과 함께, 전문건설업체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현장 단위에서 즉시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저비용·고효율 기술을 중점적으로 공급하는 상향식(bottom-up) 접근법이 반드시 필요하다.
향후 스마트 건설기술의 개발 방향은 전문건설업체가 현장에서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기술 개발을 더욱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기존 스마트 건설 1.0 사업에서 추진된 프로젝트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첨단 기술과 더불어, 현장 하부부터 실제 시공 작업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현장 밀착형 기술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건설 산업 전반의 생산성 향상과 품질 개선을 동시에 이루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양방향으로 기술 개발이 진행되면 건설 현장의 다양한 환경과 조건에 맞춰 실질적인 작업 효율성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전체 산업의 경쟁력을 크게 강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건설산업의 기술 경쟁력은 거대한 시스템이나 최첨단 장비의 도입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산업의 기반을 이루는 수많은 중소 전문기업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어려움과 비효율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거창한 기술 비전도 현실에서 힘을 잃기 마련이다. 따라서 건설 기술 개발은 화려한 미래상을 제시하는 대형 프로젝트뿐 아니라, 말단 기업의 기술적 고충을 해소하는 실질적이고 맞춤형 기술로 확장되어야 한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를 연구와 정책의 출발점으로 삼을 때, 비로소 산업 전반의 기술 역량이 고르게 성장할 수 있다. 이러한 상향식 기술 혁신이 뿌리내릴 때, 우리 건설산업은 진정한 지속가능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