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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일본 종합상사의 수소산업

지역 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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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10-28 시리즈 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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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일본 종합상사의 수소산업

(제조부터 수송, 현지 판매까지)

 

조 항 수석연구원, 포스코경영연구원(hcho@pos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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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검토 개요

2015년 12월, 195개국이 참여한 21차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 21)에서 지구적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한 파리협정이 체결되었다. 파리협정에서는 2100년까지 지구 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하로, 나아가 1.5℃까지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참가국들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LEDS: Long-term low greenhouse gas Emission Development Strategies)” 수립과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제출이 의무화되었다.

 

이에 따라, 각국의 탄소중립 선언이 이어지고 있는데, 현재 한국을 포함한 125개국 이상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였다(중국은 2060년 탄소중립). 일본도 2020년 10월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였고, 12월에는 이의 실현을 위한 “그린성장 전략”을 수립하였다. 한편, 일본의 그린성장 전략에서는 수소를 탈탄소를 위한 중점 분야로 선정하고, 2030년까지 300만톤, 2050년까지 2,000만톤의 수소 소비를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탈탄소 추진에 있어 수소를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의 주된 에너지원인 화석 연료는 전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게 되는데, 수소는 대기 중의 산소와 반응하여 부산물로 물만 발생하는 청정 연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수소를 경제적으로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수소는 지구를 구성하는 원소 중에서 10번째로 많은 물질이지만, 자연 상태로 존재하는 수소 기체가 매우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소를 얻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LNG를 고온의 수증기와 반응시키거나, 물에 전기에너지를 가해 수소를 분리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는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또다시 에너지가 투입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가급적 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한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소는 생산 방식에 따라 그린(Green) 수소, 블루(Blue) 수소, 그레이(Gray) 수소 등 크게 세가지로 분류된다.

 

물론 생산 전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수소가 가장 이상적이지만, 경제성을 고려하면 아직까지는 그레이, 블루 수소가 현실적으로 주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본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대량의 수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LNG 등 대규모 에너지원이 필요한데, 이는 일본 국내에서는 한계가 있다. 이 지점에서 석유, 가스 등 해외 에너지 생산 및 수입에 오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종합상사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실제로 일본의 주요 종합상사들은 모두 수소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데, 특히 해외에서 대량의 수소를 제조하고 일본으로 수송해 오는 “수소 Supply Chain”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2. 수소 Supply Chain

종합상사가 참여하고 있는 수소 사업의 Supply Chain은 수소 제조, 수소 수송, 수소 이용으로 구성된다. 수소 제조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에너지원의 종류 및 CO2 배출 여부에 따라 그레이 수소, 블루 수소, 그린 수소로 구분된다.

 

이렇게 수소를 생산하더라도 기체 상태의 수소는 부피가 커서 수송의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액화, MCH(메틸시클로헥산), 암모니아 등으로 변환하여 저장·수송하는 것이 유력한 방식이다. 각 방식은 장단점이 있고, 특정 방식이 유효한 것으로 확립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종합상사들은 다양한 방식을 시험하고 있다.

 

수소 이용 측면에서는 이미 석유화학, 식품 및 전자제품 제조공정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가스와 액체의 형태로 사용되고 있으나, 향후에는 수소차 및 배터리 용도로의 사용 확대가 전망되고 있다.

 

3. 일본 종합상사의 수소 Supply Chain 프로젝트

(1) 해외생산-수송 프로젝트

① 미쓰비시 상사+미쓰이 물산: 블루수소(LNG) 제조, MCH 수송 프로젝트(브루나이)

미쓰비시 상사가 미쓰이 물산의 브루나이 프로젝트는 브루나이의 LNG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화수소로부터 수소를 생산하여 일본으로 수송하는 프로젝트로, 저장 및 수송은 “유기케미컬하이드라이드(OCH; Organic Chemical Hydride)법”을 사용한다. OCH법은 수소를 톨루엔(toluene)과 합성시켜 500분의 1 부피로 압축된 액상 MCH(methylcyclohexane) 형태로 저장하는 기술이다. 이용 시에는 MCH에서 탈수소 과정을 거치게 된다.

 

미쓰비시 상사는 2017년 7월, 미쓰이 물산, 치요다 화공, NYK와 공동으로 AHEAD(Advanced Hydrogen Energy Chain Association for Technology Development)를 설립하고, OCH법을 이용한 수소의 저장 및 운송 효율성 향상에 대한 연구를 추진해 왔다. 브루나이 프로젝트는 미쓰비시 상사가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미쓰이 물산이 기술 조사, 치요다 화공이 수소 및 MCH 제조, NYK가 해상 수송을 담당한다. 치요다 화공은 OCH법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쓰비시 상사가 33.57%로 최대 주주이다. 동 프로젝트는 2020년 3~12월까지 Supply Chain 전체적인 실증시험을 실시하고, 100톤의 수소를 생산하고 저장하는데 성공하였다.

 

② 스미토모 상사+마루베니: 블루수소(갈탄) 제조, 액체수소 수송 프로젝트(호주)

스미토모 상사와 마루베니는 호주의 갈탄 광산에서 수소를 제조하고, 액화수소 형태로 일본으로 수송하는 실증시험을 실시 중이다. 동 프로젝트는 2018년 4월 사업에 착수해서, 2021년 3월에는 호주의 수소 제조, 액화 설비 가동이 시작되었고, 2021년 중에 일본으로의 해상 수송 시험이 실시될 예정이다.

 

동 프로젝트는 7개사가 참여하고 있는데, 스미토모 상사가 프로젝트 총괄·조정 및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탄소 포집, 활용, 저장) 기술 도입을, 마루베니는 상용화 로드맵 작성 및 시장조사, J-Power는 수소 제조, 이와타니는 수소의 저장·운반, 가와사키 중공업은 수소 저장·운반 설비, K Line은 해상수송, AGL Energy는 갈탄 생산을 담당한다.

 

또한, 스미토모 상사는 2020년 10월부터 동 프로젝트와는 별개로 말레이시아에서 수력발전 전력을 사용한 수전해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그린 수소)하고, MCH 방식으로 일본으로 수송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검토를 개시하였다.

 

(2) 현지생산-소비 프로젝트

① 스미토모 상사: 오만 블루수소(석유), 호주 그린수소(태양광) 프로젝트

오만에서는 현지 석유회사인 ARA Petroleum의 석유정제 플랜트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에서 수증기 개질법으로 수소를 제조하고, 제조된 수소는 석유 광구 내에서 운행 중인 연료전지 자동차의 연료로 사용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동 프로젝트는 2021년 1월 실증시험을 실시하였고, 2023년 상업화를 목표로 연간 300~400톤의 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호주 프로젝트는 글래드스톤 지역의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태양광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하여 수소를 제조하고 현지 판매를 하는 것이다. 스미토모 상사는 2021년 1월, 일본의 엔지니어링, EPC 회사인 JGC와 수소제조 플랜트에 대한 기본설계(FEED) 계약을 체결하고, 연간 250~300톤의 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② 마루베니: 미야기 그린수소(태양광), 후쿠시마 그린수소(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마루베니는 일본 내에서 2건의 현지생산·소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미야기 프로젝트는 태양광 발전 전력을 사용하여 수소를 제조하고, 수소저장합금 형태로 저장한 후, 연료전지로 활용하는 것으로, 2017년 8월 실증시험 실시 후, 2018년 9월 가동이 개시되었다.

 

후쿠시마 프로젝트는 미야기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태양광 외 공장의 부생가스, 신재생에너지 등 복수의 에너지원에 대한 검증을 추진하는 프로젝트이다. 2020년 8월 실증시험이 실시되었고, 2021년 이후에는 사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③ 이토추 상사: 큐슈 블루수소(코크스), 중부 블루수소(LNG) 프로젝트

이토추 상사가 기획하고 있는 큐슈 프로젝트는 일본코크스공업의 부생가스로 수소를 제조하고, 벨기에 해운사인 CMB의 선박의 수소혼소 연료로 사용한다는 구상이다. CMB는 세계 최초로 수소혼소 엔진을 개발한 회사로, 디젤 기반의 이중연료 엔진 개발에 강점이 있다. 동 프로젝트는 2021년 2월 실증시험을 개시하였고, 2023년부터 수소 연료를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일본 중부지방에서는 대도시권의 수소 생태계 구축을 염두에 두고, 프랑스 가스 회사인 Air Liquide의 LNG 플랜트에서 제조된 수소를 액화하여 연료전지 자동차용으로 사용하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2021년 2월 사업 검토에 들어갔으며, 2020년대 중반까지 대규모 액화수소 플랜트를 건설할 예정이다. 생산량은 하루 30톤을 상정하고 있으며, 이는 연료전지 자동차 42,000대를 완충할 수 있는 규모이다.

 

(3) 암모니아 연료 프로젝트

① 미쓰비시 상사: 사우디(LNG) 프로젝트

암모니아를 수소 수송을 위한 운반체(Carrier)로 주목하는 이유는 그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암모니아는 전통적으로 비료 생산에 사용되어 왔고, 최근에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암모니아와 다른 연료를 혼합하여 발전 연료로 사용하는 혼소 발전이 탄소중립 기조에서의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을 위한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미쓰비시 상사는 사우디의 ARAMCO사 LNG 플랜트에서 수소를 분리한 후, 암모니아 형태로 일본으로 수송하여 석탄 및 가스 화력발전소 연료로 사용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2020년 9월 실증시험을 실시하였다.

 

② 이토추 상사: 러시아(LNG) 프로젝트

한편, 이토추 상사는 러시아 이르쿠츠크 석유공사(IOC)의 플랜트에서 수소를 분리한 후, 암모니아 형태로 일본으로 수송하여 석탄화력발전소에서 혼소 연료로 사용하는 프로젝트의 실증시험을 2020년 12월에 실시하였다. 동 프로젝트는 이토추 상사, IOC 외에도 JOGMEC(일본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기구), 도요 엔지니어링(미쓰이 물산 14.93% 최대 주주)이 참여하고 있다.

 

4. 우리의 시사점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일본의 주요 종합상사들은 수소 사업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보고 다양한 방식의 프로젝트를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상사가 적극적인 이유는 전통적으로 해외 에너지 프로젝트에 강점이 있는 상사의 경험과 노하우를 발휘하기에 적합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일본 종합상사들은 탁월한 프로젝트 Organizing(프로젝트 기획, 요소기술 탐색, 투자자 유치, 사업 개발 등 종합적인 프로젝트 구성력) 역량으로 정평이 나 있고, 또한, 해외의 제품을 일본으로 들여 오기 위해서는 상사의 무역 기능이 필수적이다.

 

수소 제조에 있어 가장 바람직한 것은 그린수소이지만 종합상사들은 현재까지는 블루수소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는 경제성 측면도 있지만, 블루수소의 주요 에너지원인 LNG 등 다수의 화석연료 프로젝트에 이미 종합상사들이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신속한 추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 종합상사들이 그린수소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린수소 이행의 관건은 대규모 재생에너지원을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근 일본 종합상사들의 투자 초점은 화석연료에서 풍력, 태양광, 지열 등 재생에너지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우리의 경우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2019년 1월) 등 정부 차원에서의 정책적 의지가 표명된 만큼,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민관 합동의 수소 제조·수송 기술 및 프로젝트 개발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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